티스토리 뷰

현대시 - 애송 시

필경 [畢竟]

로잔나 2024. 8. 24. 12:20

 

 

 

 

필경 [畢竟]     - 김용택 -

 

 

 

 

 

필경 [畢竟]

 

 

번개는

천둥과 벼락을 동시에 데려온다.

한 소절 거문고 줄이 

쩡 ! 끊긴다.

노래는 그렇게

소낙비처럼 새하얀 점멸의 순간을 타고

지상에 뛰어내린다.

보아라! 땅을 차고 달리는

저 무수한

단절과 침묵의 발뒤꿈치들을,

제 몸을 부수며 절정을 넘기는

벼락 속의 번개 같은 손가락질들을,

어둠과 빛,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리하여 마침내

그 모든 경계를 지우는 필경을.

번개가 천둥을  데리고

지상에 내려와

벼락을 때려

생가지를 찢어놓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간다. 노래여! 어떻게

내리는 소낙비를 다 잡아 거문고 위에 다 눕히겠느냐.

삶이 그것들을

어찌 다 이기겠느냐.

 

 

 

 

* 천둥 , 번개 빗소리  - asmr ,Thunder and lightning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닐우산  (0) 2024.08.27
한 세상 산다는 것  (0) 2024.08.26
보고 싶은데  (0) 2024.08.21
여름밤의 풍경  (0) 2024.08.20
모래성  (0) 2024.08.19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