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
슬픔으로 가는 길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진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Kevin Kern - Childhood Remembered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계절의 위기 (0) | 2024.10.24 |
---|---|
10월의 모정 [慕情] (1) | 2024.10.22 |
기다리는 사람에게 (0) | 2024.10.18 |
낮은 목소리 (1) | 2024.10.16 |
너를 사랑했을 뿐인데 (0) | 2024.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