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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의 탱고 - 한윤희 -
초봄의 탱고
피아졸라의 애조 띤 음율
길게 흐르는 연서로[路]
겨우내 어둠 속에서 들썩이던
팔다리 손가락 마디마디
초록 레스 달고 무대 오르니
정오의 조명이 쏟아진다
어깨를 드러낸 파릇한 육체들
다시 꿈틀거리는 저 생명들
허벅지까지 갈라진 스커트 사이로
길게 뻗어 나온 연둣빛 탕게라**
살랑 실랑 탕게로*** 허리 휘감으며 들어온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눈뜰 수 없는 저 관능성이라니 !
두 몸이 한몸인 듯
하얀 웃음 흐드러진다
길따라 걷던 치마, 그 끝자락에
오글거리는 작은 생명
방울처럼 매달고 스텝을 밟는다
** 탕게라 - 여자 무용수
*** 탕게로 - 남자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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