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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가 처음 핀 날       - 박노해 -

 

 

 

 

 

 

 

오늘은 수선화가 처음 핀 날

햇살을 맑아도 공기는 시린데

아침부터 수선화 앞에서 어쩔 줄 모른다

 

 

바쁜 내 손길이 아무렇게나 심었어도

불평 한마디 없이 곱게도 피었구나

연노랑 얼굴에 초록 두 손을 받치고

일제히 해 뜨는 쪽으로 명랑하게 피어나

맑은 찬가를 부르는구나

 

 

오늘은 수선화가 처음 핀 날

아침 햇살 아래 겨우내 고이 써온

눈부신 연노랑 편지를 읽는 날

 

 

씨앗을 품은 믿음이 있었어요

참아내고 기다리고 견뎌냈어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에는 반드시

시간과 정성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봄날 아침 수선화 언덕에서

해맑은 얼굴로 피어나는 그대를 위해 경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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