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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연꽃

로잔나 2023. 8. 8. 13:36

 

 

 

 

연꽃        - 오세영 -

 

 

 

 

 

 

 

연꽃

 

불이 물 속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붉은 차거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려는 자 있거든

한 송이 연꽃을 보여주어라

 

 

달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놓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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