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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마주 본다

로잔나 2023. 11. 16. 06:59

 

 

 

 

마주 본다      - 유안진 -

 

 

 

 

 

 

마주 본다

 

짧지 않게 살았는데도

순간만 같았다 싶고

많은 이들을 만났을 텐데도

한 사람뿐이었다고 싶고

우연마다 기회였을 텐데도

허투루 흘렸다 싶고

많은 걸 누렸을 텐데도

늘 춥고 허기 (虛飢)졌다 싶은 날

 

 

겨울나무 여윈 가지 끝

바람 떨며 매달린 마른 잎과 마주 본다

한나절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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