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절망이 끝날 때 - 용혜원 -
절망이 끝날 때
깊은 소용돌이 속에
감각을 잃고 갈피를 못 잡아도
골방에 처박혀 있지 마라
고통의 안개 속에 주저앉아
시들어진 눈동자로
어리석게 고민에 빠져 있으면
보기 싫을 정도로 한심한 일이다
얽혀 있다고 못살게 굴고
낑낑거리며 안달 떤다고
헝클어진 것을 되잡을 수 없다
어둠 가득한 고뇌의 흔적과
삭막하고 처절한 쓸쓸함을 넘어
고초와 절망을 깨끗하게 지워야 한다
지치고 힘들어도
모든 것이 끝이 보일 때가 있고
절망이 끝날 때
고통의 기억도 말끔히 사라진다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무는 이 한 해에도 (2) | 2023.12.26 |
---|---|
너를 위하여 (0) | 2023.12.23 |
인생의 시간 (0) | 2023.12.21 |
겨울바다 (0) | 2023.12.19 |
꽃향기 (0) | 2023.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