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 애송 시

십이월 (十二月)

로잔나 2024. 12. 21. 08:18

 

 

 

 

십이월 (十二月)    - 김현승 -

 

 

 

 

 

 

십이월 (十二月)  

 

 

잔디도 시들고
별들도 숨으면
십이월(十二月)은 먼 곳
창(窓)들이 유난히도  다스운 달


꽃다운 숯불들
가슴마다 사위어 사위어
십이월(十二月)은 보내는 술들이
갑절이나 많은 달


저무는 해 저무는 달
흐르는 시간(時間)의 고향을 보내고
십이월(十二月)은 언제나
흐림 저녁 종점(終點)에서 만나는
그것은 겸허하고 서글픈 중년(中年)

 

 

 

* 윤도(YoonDo) - 12월의 어느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