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공재동]
즐거운 날 밤에는
한 개도 없더니
한 개도 없더니
마음 슬픈 밤에는 하늘 가득
별이다.
수만 개일까.
수십만 갤까.
울고 싶은 밤에는
가슴에도
병이다.
온 세상이
별이다.
슬픈 사람에게 별은 친구이자 애인
* 공재동 ((1949년 ~) 시인
별을 노래한 시들은 지천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이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하나라고
쓴 것은 윤동주다. 시인들에게 별은 몸을 고되게 부려야 하는 지상의 삶과 멀리 떨어진, 혹은 그 너머에 있는
초월적 실재에 대한 표상이다. 하늘은 벼락과 비를 관장하는 주신이 사는 곳이다.
그래서 하늘과 별은 외경신을 자극한다. 우주의 둥근 천장, 그 궁륭의 별들이 땅의 운명을 계시한다는 믿음은
오래되었다 .<<고려사>>의 천문지에도 '하늘이 징후를 나타내어 길흉을 보인다' 는 구절이 보인다.
천문학적 주술적 미신이 버무려진 별점치기는 별의 운행 자리, 빛, 모양 등이 자연현상이나 나라와 운세 그리고
운명의 조짐이라는 믿음에서 번성한다.
별들은 몇 천 광년이나 그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지구에서 가장 먼 은하 성단의 별에서 오는 빛은 아직 지구에 닿지 않은 것도 있다.
그 별들로 가득 찬 밤하늘 아래 서면 우리는 알 수 없는 신비 속에 사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공재동의 동시에서 별은 사람에게 보다 다정한 별이다.
그 별들은 사람의 감정 기복에 따라 반응한다. 기쁜 날에는 없더니, 슬픈 밤에는 하늘에 별이 가득찬다.
그럴 리가 없지만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누구나 울고 싶을 때 마음 밖에 있는 외부적 요소의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법이다.
슬픈 사람에게 별은 친구이자 애인이다. 슬플 때는 '가슴에도 별' 이 뜨고, '온 세상이 다 별이다, '
별들은 밤의 눈(眼) 혹은 밤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다. 아하, 기쁠 때 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그 많은 별들이 누군가의
슬픈 가슴으로 몰려 갔기 때문이다.
시인은 또 다른 별에 관한 시를 썼다. '별이 지고나면/ 해가 돋아나듯이// 네 없는 마음/ 쓸쓸하지 않도록// 별 하나/
곡꼭 묻어둔다// 모두가 잠든/ 이 어둔 밤에. ' <별 하나>
별이 슬픈 마음에 위로가 되는 까닭에 시인은 누군가의 '쓸쓸하지 않도록' 별을 어두운 밤에 '꼭꼭 묻어둔다' 고 썼다.
공재동은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고 1977년 문단에 나왔다.
부산광역시교육청 장학사로 일하기도 한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다.
30년 동안 쉼 없이 동시를 쓰며 부산교육대학 출신들로 이루어진 아동문학 동인 '맥파'를 결성하여 이끌어온 사람이다.
- 장석주.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