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 애송 시
고궁의 봄
로잔나
2023. 4. 14. 07:38
고궁의 봄 민병윤
고궁의 봄
정화된 정적이 흐르던 저 곳에
때맞춰 찾아온 봄을
뉘라서 막으리까
찬란한 영화 뒤에 겹겹이 쌓인 한(恨) 풀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가버린 고궁에
찬란한 꽃들의 향연은
올해도 찾아들고
멈췄던 진사님들 카메라 세례에
꽃잎도 반가워 나래 짓하네
옛날에는
상춘객으로 가득했을 저 곳
차가운 꽃샘바람도
밀어내지 못하는 우한 바람
꽃바람이 슬프다
꽃향기가 슬프다
화려함이 슬프다
홀로 왔다 가버리는 봄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