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 애송 시

5월의 노래

로잔나 2023. 5. 1. 11:35

 

 

 

5월의 노래        - 황금찬 -

 

 

 

 

 

5월의 노래

 

 

모란이 피었다기에

내 추억을 찾아

고궁에 왔건만

꽃은 이미 간 곳이 없고

눈 먼 옛날이 잠들어 있다

 

 

꿈 속의 고향을 

벗하고 앉으면

정든 가람가에

저녁 노을이 눈을 뜬다

 

 

아름드리 포플러가

5월 하늘의 구름을 쓸고

마을의 전설은

언제나 고깃배처럼

강에 흘러갔다

 

 

이광수의 '유정'이며

셰익스피어의 '햄릿'

입센의 ' 인형의 집'

그리고 톨스토이의 '부활' 을 읽던

5월이 왔었지

 

 

보랏빛 흰 색으로

장다리가 피고

호수에 구름이 내리듯

나비가 떼지어 날았다

 

 

추억은 생각 속의 보석

이제 작약이 꽃피어 난다

녹음 위에 5월이 머물러 있다

5월이 가도 추억은

긴 노래 속에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