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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 청원 이명희 -
6월에는
통통 살이 오른 비상의 꿈을 향해 깃을 세우며
소리 없이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초여름 창을 열어 놓습니다
그대 누구를 힘들게 한 적 있었다면
편안한 옷을 입고 저벅저벅 숲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 하십시요
뜨거운 맥박을 식히며
쥐똥나무 푸른 꿈을 꾸는 듯
초원을 도닥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습니까
놓치면 안 되었던 안타까운 순간들이
나무 등걸에 꽂혀
푸른 열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푸름으로 치장한 숲 길에
꽃을 피운 여름꽃 향기
하얗게 번지는 6월에는
바람의 그리움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
미로처럼 어지러워
몽롱했던 아픔 부풀어 오를 즈음
우렁우렁 서있는 나무그늘에 앉아 쉬고 싶습니다
화평의 숲에서는
지울 수 없는 것도 없고
용서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 Edgar Tuniyants - About G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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