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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게 전하는 말 - 한윤희 -
말에게 전하는 말
허망하고 허망해라
빈 와인 잔에
그들이 묻혀 놓은
붉은 빛 말들
가슴 밑바닥에 닿지 못하고
떠도는 말들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뼈에 달라 붙어 욱신거린다
꽃 무늬 접시 위
채 씹어 삼키지 못해
차갑게 식어버린 말 반 토막
눈을 돌이키지 못한다
만찬이 끝나면
하얀 테이블보 걷어 올리고
그 허황한 눈빛 다 걷어 내리라
그리고 나,
침묵 곁으로 돌아가리라
* Whisky on the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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