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빗소리 - 주요한 -
빗소리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지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듯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들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에 쓴 시 (0) | 2024.04.06 |
---|---|
먼 행성 (0) | 2024.04.05 |
아침의 향기 (0) | 2024.03.30 |
아끼지 마세요 (0) | 2024.03.29 |
비 오는 날의 단상 (0) | 202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