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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안식
[김미옥]
가을비 개인 오후
나뭇잎이 떨구는 물방울 음계 타고
노란 은행잎 카펫 밟으며 걷는다
촉촉하고 신선한 공기
엷은 물안개 사이로 비껴든 한 줄기 햇살
공작새 품처럼 아늑한 현충원 경내엔
말끔히 씻은 묘비들 여전히 질서정연하다
애끓는 슬픔, 삭을 줄 모르는 그리움
달래듯 위로하듯 색색의 단풍 눈 시리게 곱다
못다 한 꿈과 사연들 겹겹 쌓인 고요 속
자신을 온전히 바친 거룩한 안식 위에
가을빛, 선녀의 날개옷처럼 정갈하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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