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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아름다운 안식

로잔나 2022. 6. 16. 09:20

 

 

 

아름다운 안식

 

[김미옥]

 

가을비 개인 오후

나뭇잎이 떨구는 물방울 음계 타고

노란 은행잎 카펫 밟으며 걷는다

촉촉하고 신선한 공기

엷은 물안개 사이로 비껴든 한 줄기 햇살

공작새 품처럼 아늑한 현충원 경내엔

말끔히 씻은 묘비들 여전히 질서정연하다

애끓는 슬픔, 삭을 줄 모르는 그리움

달래듯 위로하듯 색색의 단풍 눈 시리게 곱다

못다 한 꿈과 사연들 겹겹 쌓인 고요 속

자신을 온전히 바친 거룩한 안식 위에

가을빛, 선녀의 날개옷처럼 정갈하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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