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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묵비 -정호승 -
바람의 묵비
나는 운주사를 지나며 대웅전 풍경소리를 울렸을 뿐
가끔 당신의 마음속 닫힌 문을 두드리는 문소리를 크게 내었을 뿐
당신이 타고 가는 기차가 단양철교 위를 지날때
기차 지붕 위에 올라가 가끔 남한강 물결소리를 내었을 뿐
한번은 목포항을 떠나는 당신의 뱃고동소리에 천천히 손수건을 흔들었을 뿐
몯지 마라 왜 사랑하느냐고 다시는 묻지 마라
바람인 나는 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