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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봉숭아

로잔나 2022. 7. 4. 07:28

 

 

 

 

봉숭아      - 도종환 -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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