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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산수유꽃 진 자리

로잔나 2023. 4. 10. 17:39

 

 

 

 

산수유꽃 진 자리      - 나태주 -

 

 

 

 

산수유꽃 진 자리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히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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