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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세월

로잔나 2023. 6. 19. 14:37

 

 

 

 

세월          - 도종환 -

 

 

 

 

 

 

세월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에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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