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현대시 - 애송 시

12월의 기도

로잔나 2024. 12. 7. 12:16

 

 

 

 

12월의 기도     - 양광모 -

 

 

 

 

 

12월의 기도

 

 

12월에는

맑은 호숫가에 앉아

물에 비친 얼굴울 바라보듯

지나온 한 해의 얼굴을 잔잔히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높은 산에 올라

자그마한 집들을 내려다보듯

세상의 일들을 욕심 없이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넓은 바닷가에 서서

수평선 너머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듯

사랑과 그리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게 하소서

 

 

12월에는

우주 저 멀리서

지구라는 푸른 별을 바라보듯

내 영혼을 고요히 침묵 속에서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고 또 바라보게 하소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홀로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듯

내가 애써 살아온 날들을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불꽃처럼 살아가야 할 수많은 날들을

눈부시게 눈부시게 바라보게 하소서

 

 

 

* HAUSER - Tristesse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흰 구름  (0) 2024.12.09
마지막 작별 인사  (0) 2024.12.06
내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0) 2024.12.04
겨울 편지  (0) 2024.12.03
  (0) 2024.11.29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