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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젖고 있는 새

로잔나 2022. 7. 12. 08:12

 

 

 

 

젖고 있는 새     - 한윤희 -

 

 

 

 

 

 

 

 

 

 

젖고 있는 새

 

제 잎만으로 무성한

그 나무로부터 가장 먼 길에 서 있다

 

얼마나 더 많은 깃털을 뽑아내야 

잎사귀인  듯 날개인 듯 일 수 있을까

 

마음 하나 내려둘 곳 없어

가느다란 발목이 주춤거린다

 

걸음마다 찍히는 울음자국

빗소리 지우질 못하고

 

젖은 몸 위로 모질게도 그어대는

저 무수한 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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