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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무인등대

로잔나 2022. 7. 14. 08:20

 

 

 

 

무인등대    - 정호승 -

 

 

 

 

 

 

 

 

 

 

 

무인등대

 

 

등대는 바다가 아니다

등대는 바다를 밝힐 뿐

바다가 되어야 하는 이는

당신이다

 

 

오늘도 당신은 멀리 배를 타고 나아가

그만 바다에 길을 빠뜨린다

길을 빠뜨린 지점을

뱃전에다 새기고 돌아와

결국 길을 찾지 못하고

어두운 방파제 끝

무인등대의 가슴에 기대어 운다

 

 

울지 마라

등대는 길 잃은 길을 밣힐 뿐

길이 되어야 하는 이는 오직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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