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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장다리꽃

로잔나 2022. 7. 11. 01:44

 

 

 

장다리꽃     - 도종환 -

 

 

 

 

 

 

 

 

 

 

 

장다리꽃

 

사월이 가고 오월이 올 때

 

장다리꽃은 가장 짙다

 

남녘으로 떠돌며

 

사무치게 사람들이 그리울 때면

 

장다리꽃 껴안았다

 

벼룻길 바람은 질러오고

 

고개 이쪽에 몇 개의 큰 이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노래를 남기고

 

손사래 치던 손사래 치던 장다리꽃

 

비를 맞으며 장다리꽃 고개를 넘다

 

비를 맞으며 손바닥에 시를 적었다

 

남은 세월 젖으며 살아도

 

이 길의 끝까지 가리라고 적었다

 

등줄기를 찌르는 고드래 같은 빗줄기

 

사월이 가고 오월이 올 때

 

장다리꽃은 가장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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