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장다리꽃 - 도종환 -
장다리꽃
사월이 가고 오월이 올 때
장다리꽃은 가장 짙다
남녘으로 떠돌며
사무치게 사람들이 그리울 때면
장다리꽃 껴안았다
벼룻길 바람은 질러오고
고개 이쪽에 몇 개의 큰 이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노래를 남기고
손사래 치던 손사래 치던 장다리꽃
비를 맞으며 장다리꽃 고개를 넘다
비를 맞으며 손바닥에 시를 적었다
남은 세월 젖으며 살아도
이 길의 끝까지 가리라고 적었다
등줄기를 찌르는 고드래 같은 빗줄기
사월이 가고 오월이 올 때
장다리꽃은 가장 짙다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문 (0) | 2022.07.13 |
---|---|
젖고 있는 새 (0) | 2022.07.12 |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0) | 2022.07.09 |
산책 (0) | 2022.07.08 |
섬 (0) | 2022.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