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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가을 편지

로잔나 2024. 10. 10. 20:44

 

 

 

 

가을 편지     - 양광모 -

 

 

 

 

 

 

가을 편지

 

 

9월과 11월 사이에

당신이 있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천진한 웃음 지으며 종일토록 거니는

흰 구름 속에

 

 

아직은 녹색이 창창한 나뭇잎 사이

저 홀로 먼저 얼굴 붉어진

단풍잎 속에

 

 

이윽고 인적 끊긴 공원 벤취 위

맑은 눈물처럼 떨어져 내리는

마른 낙엽 속에

 

 

잘 찾아오시라 새벽 창가에 밝혀 놓은

작은 촛불의 파르르 떨리는

불꽃 그림자 속에

 

 

아침이면 어느 순간에나 문득 찾아와

터질 듯 가슴 한껏 부풀려 놓으며

사 ㄹ랑 사 ㄹ랑 거리는 바람의 속삭임 속에

 

 

9월과 11월 사이에

언제나 가을 같은 당신이 있네

언제나 당신 같은 가을이 있네

 

 

신이시여

이 여인의 숨결 멈출 때까지

나 10월에 살게 하소서

 

 

 

* AUTUMN LEAVES - Frank Sina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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