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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시월

로잔나 2024. 10. 4. 10:37

 

 

 

 

시월     - 로버트 프로스트 -

 

 

 

 

 

 

시월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어질 듯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겠지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하루가 덜 짧아 보이도록 하라


속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을
마음껏 속여 보아라


새벽에 한 잎
정오에 한 잎씩 떨어뜨려라


한 잎은 이 나무, 한 잎은 저 나무에서
자욱한 안개로 해돋이를 늦추고
이 땅을 자줏빛으로 흘리게 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 서리에 말라버린
포도나무 잎새를 위해서라도
주렁주렁한 포도송이 상하지 않게
담을 따라 열린 포도송이를 위해서라도

 

 

 

* Dan Gibson - Ser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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