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현대시 - 애송 시

바닷가에 대하여

로잔나 2022. 8. 26. 12:34

 

 

 

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

 

 

 

 

 

 

 

 

 

 

바닷가에 대하여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현대시 - 애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사랑  (0) 2022.08.29
나는 돌아가리라  (0) 2022.08.27
추억은 뜰채와 같아서  (0) 2022.08.24
접씨꽃 꽃씨를 묻으며  (0) 2022.08.23
여행 그리고 커피  (0) 2022.08.2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