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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 - 박노해 -
동행자
가도 가도 막막한 사막 길
다음 마을까지는 낙타를 타고 또 사흘
불타는 사막을 건너야 한다
흙벽돌 카페에서
사람들은 탈진한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데
어르신 한 분이 손에 굴리던 묵주를 멈추더니
마을 청년들을 불러 뭔가를 이른다
한참 뒤 카페로 들어서는 젊은 남녀들
마을에서 용맹하기로 이름난 청년 두 명과
건강하고 요리 솜씨 뛰어난 여인 두 명과
낙타 몰이꾼이 사막 길을 함께 건너주신단다
어르신은 진한 커피를 따라주며 말씀하신다
선하고 의롭게 살아온 이네겐
세상 끝에서도 친구가 기다린다네
좋은 동행자가 함께하면
그 어떤 길도 멀지 않은 법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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