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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 애송 시

몽땅 빗자루

로잔나 2022. 6. 1. 16:39

 

 

 

몽땅 빗자루

 

[운봉 정일영]

 

냅다 몽땅 빗자루로 거미줄을 

털어내려다가 그만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처럼 멈추고 말았군요

물방울 하나하나마다

서녘 하늘이 다 담겨 있지요

 

가느다란 다리로

천 폭 노을을 툭툭 털어내려는

거미의 위세 경탄할만 하고 말구요

세상엔 얼마나 언뜻 보면 별것도

아닌 것들이 함부로 건들릴 수 없는

고요한 풍경을 걸러내는 것일까요

 

찬찬히 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 별것들 천지인가요

그나저나 빨래줄과 바지랑대 사이에 친 

저 거미줄과 거미를 대체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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