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뒷모습 - 나태주 - 뒷모습 뒷모습이 어여뿐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 소리, 찌르레기 울음 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추억 하나쯤은 - 용혜원 - 추억 하나쯤은 추억 하나쯤은 꼬깃꼬깃 접어서 마음속 깊이 넣어둘걸 그랬다 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꾹꾹 눌러 참고 있던 것들을 살짝 다시 꺼내보고 풀어보고 싶다 목매달고 애원했던 것들도 세월이 지나가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끊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지고 끊어지는 것이 인연인가 보다 잊어보려고 말끔히 지워버렸는데 왜 다시 이어놓고 싶을까 그리움 탓에 서먹서먹하고 앙상해져버린 마음 다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 꽃 지는 저녁 꽃이 진다고 어에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다만 기도 - 나태주 - 다만 기도 한 달 두 달이 아닙니다 1년 2년은 더욱 아닙니다 그렇다고 한 주일 두 주일도 아니구요 다만 하루나 이틀 날마다 무사하기를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또 오늘 같기를 그렇게 조금 더 지상에서 숨 쉬는 사람이기를 다만 바랄 따름입니다 머리 조아려 기다릴 뿐입니다 굽어살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