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는가 - 청원 이명희 - 그대는 아는가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헛웃음 짓는 쓸쓸함 어느새 몸에 배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을 풀 물이 든 지나간 시간 속 엉겨 붙은 기억의 편린들 밖으로 뛰쳐나와 고독한 시詩가 되어 흐르고 있는 것을 낯설어진 거리만큼 무너졌던 고비 마다 맥을 놓고 앉아있는 그 안쪽 깊은 고뇌 괜찮다, 괜찮다라며 숨 죽이고 있는 것을 비린 비명같은 물큰한 통점 가슴에 이는 바람 소리 무단으로 횡단하며 항상 네게로 향하는 있는 것을 * Lake of Secrets
이 하찮은 가치 - 김용택 - 이 하찮은 가치 11월이다.텅 빈 들 끝,산 아래 작은 마을이 있다.어둠이 온다.몇개의 마을을 지나는 동안지나온 마을보다다음에 만난 마을이 더 어둡다.그리고 불빛이 살아나면눈물이 고이는 산을 본다.어머니가 있을 테니까, 아버지도 있고,소들이 외양간에서마른풀로 만든 소죽을 먹고,등 시린 잉걸불 속에서 휘파람 소리를 내며고구마가 익는다.비가 오려나보다.차는 빨리도 달린다. 비와낯선 마을들,백양나무 흰 몸이흔들리면서 불 꺼진 차창에 조용히 묻히는이 저녁지금 이렇게 아내가 밥 짓는 마을로 돌아가는 길, 나는아무런 까닭 없이남은 생과 하물며지나온 삶과 그 어떤 것들에 대한두려움도 비밀도 없어졌다.나는 비로서 내 형제와 이웃들과 산비탈을 내려와마을로 어둑어둑 걸어들어..
가을은 단 하나의 언어로 말하네 - 양광모 - 가을은 단 하나의 언어로 말하네 가을은단 하나의 언어로 말하네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하라 하늘과 바람 낙엽과 단풍오직 하나의언어로만 속삭이니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하라 여름을 지나겨울로 가는 이여가을이 오면우리가 사랑을 하자 가을이 와도사랑에 빠질수 없다면우리의 가을은 가을도 아닌 것우리의 사랑은 사랑도 아닌 것우리의 삶은 삶도 아닌 것이라 이제 곧 눈 덮인겨울밤 찾아오려니우리 함께 불가에 앉아오직 단 하나의언어로만 이야기하자 사랑하였노라 사랑하였노라 사랑하였노라 * The story of autu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