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2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른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버리거든요. 한국인의 애송 동시 [2] * 박성룡 (1932년~2002년) 시인 풀이 있고 풀잎이 있다.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말들이다. 풀이라고 해도 좋고 풀잎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어떤 시인에게 풀잎은 꼭 풀이라고 불려야 하고 또 어떤 시인에게 풀은 꼭 풀잎이어야만 한다. 김수영이 전자에 속한다면, 박성룡은 후자다..
고향의 봄 [이원수]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한국인의 애송 동시 [1] * 이원수 ( 1911년 ~1981년 ) 아동문학가 은 1926년 방정환이 펴낸 잡지 가 실시한 현상공모에 당선한 동시다. 은 우리에게 이나 못지않게 각별한 뜻이 담긴 시이다. 노래로 더 친숙한 이 작품은 한국인이 집단무의식에 새긴 원체험이자 남과 북, 해외의 동포 대부분이 외우고 있는 동시다. 이번 연재를 위해 문인 선정위원들이 추천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을 부를 때 감성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