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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습니까 - 박노해 -
어쩌면 좋습니까
가면 갈수록
그리워지는 것을
어쩌면 좋습니까
계절의 바람이
무성한 푸른 잎들을 떨궈가듯
수많은 그리움을 떨쳐낼수록
오직 하나의 그림움만 깊어가는데
어쩌면 좋습니까
해가 짧아지고 별이 길어지고
하루하루 남은 날이 줄어들수록
빈 가지에 별이 떠오르듯
갈수록 커지는 이 그리움을
어쩌면 좋습니까
겨울나무 언 가지에 우는
북서풍의 차거운 의지처럼
온몸으로 호명 (呼名)하는 이 그리움을
어쩌면 좋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