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끝에 있고서러움은 먼데서 온다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아침 산그늘 속에산벚꽃은 피어서 희다누가 알랴 사람마다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슬픔은 손끝에 닿지만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저문 산 아래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Christina Perri - A Thousand Years
내가 여행하는 이유 - 박노해 - 내가 여행하는 이유 여행을 떠나지 않은 이에게세상은 한쪽만 읽은 책과 같아 탐험을 나서지 않은 이에게인생은 반쪽만 펼친 날개와 같아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자기 밖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 나 자신마저 문득 낯설고아득해지는 저 먼 곳으로 하지만 낯선 땅이란 없다단지 여행자만이 낯설 뿐 가자 생의 순례자여먼 곳으로 더 먼 곳으로더 높고 깊은 곳으로 미지의 어둠 속에서 밝아오는그 빛이 내 가슴을 관통하여 편견과 확신이 사라진 자리에진실의 광채가 감돌게 하라 내가 여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나에게 가장 낯선 자인나 자신을 탐험하고 마주하는 것 그 하나를 찾아 살지 못하면내 생의 모든 수고와 발걸음들은다 덧없고 허무한 길이었기에 * 김동률 - 출발
꽃을 모아 시를 쓰네 - 양광모 - 꽃을 모아 시를 쓰네 나는 예쁜 꽃들을 모아시를 쓰네 장미는 주어백합은 목적어목련은 형용사철쭉은 부사국화는 동사코스모스는 토씨 그러면 그 시는꽃시가 되어사랑하는 사람들의언약을 위해 바쳐지려니 그 시를 건네는 사람의 손에향기를 남기고그 시를 받는 사람의 가슴에꽃잎을 남기고그 시를 주고받는 사람의 생에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으리 당신은 이것을 시적 비유라생각할 테지만나는 이것을 인생에 대한 지침이라말하고 싶네 꽃을 모아시를 쓰듯이맑은 마음을 모아고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 2CELLOS - Cinema Paradi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