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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 - 청원 이명희 - 12월의 기도 쉴 새 없이 엄습해오는 쓸쓸함에 물 마루 밀고 당기는 소나무에 이는 바람 소리 같은 길 비틀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주님! 모든 것 당신께 의탁하오니 깊게 바라보시는 마음으로 어둠과 밝음의 음영에서 저의 그늘을 더 환히 보시어 선하신 계획과 이끄심으로 맑은 투정 같은 불같은 사랑 같은 맑은 영혼으로 익어가게 하소서 당신의 눈길, 당신의 마음, 당신의 숨결이, 제 안에 출렁이는 한 당신의 사랑이 제 안에 담겨져 있는 한 한없이 약하고 두렵게 떨리는 저의 심장은 당신을 위하여 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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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기도 - 성프란시스코 - 평화의 기도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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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그리워 지는 것들 - 이기철 - 저물어 그리워 지는 것들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맹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를 세수시키고 햇볕에 잘 말린 옷을 갈아입힌다 어둠이 나무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사라질 때 저녁밥 짓는 사람의 맨발이 아름답다 개울물이 필통 여는 소리를 내면 갑자기 부엌들이 소란해진다 나는 저녁만큼 어주워져서는 안 된다 남은 날 나는 또 한 번 세상을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