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모래성 - 이병렬 - 모래성 물에 젖은 모래로 내 몸보다 더 큰 모래성을 쌓으면 휩쓸어 가버리고 조개껍질만 성에 남습니다. 맨발로 발자국은 만든 그때는 바다 가깝게 모래성을 쌓는것이 큰 재미거리였는데 구두를 하나 얻어 신은 지금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모래성을 쌓는 것은 큰 일거리입니다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모래에 스며드는 물로 꿈을 찾아 갑니다
가을 풍경 아래서 - 남영희 - 가을 풍경 아래서 가을이 되면 편지와 낙엽, 차를 마시는 풍경이 있다. 탁 트인 파란 하늘은 이미, 사랑을 알아 통나무 향기 가득한 찻 집으로 흘러 내리고 아름다운 오솔길 그 숲 사이로 하나씩 펼쳐지는 물든 낙엽 노을빛 편지 차곡히 접힌 풍경에 취해 아른거리는 추억 그 발자욱사이로 가슴 가득 차오르는 그대
내가 좋아하는 사람 - 나태주 -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슬퍼할 일을 마땅히 슬퍼하고 괴로워할 일을 마땅히 괴로워하는 사람 남의 앞에 섰을 때 교만하지 않고 남의 뒤에 섰을 때 비굴하지 않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미워할 것을 마땅히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마땅히 사랑하는 그저 보통의 사람.
거미 - 조승희 - 거미 무한 공간에 그믈을 던진다 섬세한 몸짓으로 은실하나 뽑아 환상을 직조하는 여윈 손끝으로 하얀 달빛이 쏟아진다 곡예하듯 씨줄 날줄에 기대인채 너를 기다리는 것은 괴로운 여정이다 저 광활한 대지를 깨우며 내 영혼 깊숙히 환희로 다가오는 너 그 시간 속에 오늘 한자락 그물을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