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위기
이 계절의 위기 - 이춘재 - 이 계절의 위기 모두가 빠져나간 빈 자리에 급하게 돌아가던 행동이 정지되고 갈길을 늦추는 풀어진 시간속에 던져진 내 모습과 마주한다 헛된 체면 의식의 창을 내리고 찻잔 끝에서 묻어나는 막연한 그리움이 떨어지는 낙엽으로 그려지는 이 아침의 풍경 조각으로 일어서는 시린 기억 가시로 찔려오는 아픔을 경험케한 피우지 못해 아름다운 내 첫사랑 작은 아픔에도 신음하던 순수의 감성 질긴 풍상의 세월만큼 뭉실해진 지금도 다듬지 않은 야생화로내 가슴에 상라있다 이제 뜨거워 견딜수 없었던 날들을 불어오는 바람으로 식히며 나와의 만남을 갈망해온 이 가을 데이트에 첫 연인이 되고 싶다.
현대시 - 애송 시
2022. 11. 12. 06:32
이니스프리의 호도
이니스프리의 호도 - 예이츠 - 이니스프리의 호도 이제 나는 가련다, 이니스프리로 가련다 거기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집 짓고 아홉 이랑의 콩밭 갈며 꿀벌도 치며 벌소리 잉잉대는 숲속에 홀로 살리라. 그러면 거기 평화가 있겠지. 안개 낀 아침부터 귀뚜라미 우는 저녁 때까지 그곳은 밤중조차 훤하고 낮은 보라빛 저녁에는 홍방울새 가득히 날고. 이제 나는 가련다, 밤이나 낮이나 기슭에 나직이 호숫물 찰삭이는 소리 가로에서나 회색 포도 위에서나 내 가슴 속 깊이 그 소리만 들리누나.
현대시 - 애송 시
2022. 11. 5.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