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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 로버트 프로스트 - 시월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어질 듯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겠지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하루가 덜 짧아 보이도록 하라 속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을 마음껏 속여 보아라 새벽에 한 잎 정오에 한 잎씩 떨어뜨려라 한 잎은 이 나무, 한 잎은 저 나무에서 자욱한 안개로 해돋이를 늦추고 이 땅을 자줏빛으로 흘리게 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 서리에 말라버린 포도나무 잎새를 위해서라도 주렁주렁한 포도송이 상하지 않게 담을 따라 열린 포도송이를 위해서라도 * Dan 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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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에 빠지는 것은 - 용혜원 - 사색에 빠지는 것은 사색에 빠지는 것은일상의 후미에뒤처져 살고 싶지 않은 탓이다 매몰차게 찬바람이뼛속까지 스며드는외로움을 겪고 있지만돌아올 것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없도록 힘들어지면모든 것이 악몽으로 느껴져숨이 막히고 말조차 하기가 싫다 관심에 먹칠해버리고얼렁뚱땅 넘어가려 하지 마라가냘픈 입술에서 토해놓는신음 소리가 날카롭게심장을 찌른다 용서의 눈빛을 보냈지만받아주지 않아슬픔과 고통의 자국이 점점 넓어져잊으려고 걷고 또 걷는다 * Peder B. Helland - Deep in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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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 롱펠로우 - 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어스름이 짙어가고, 만종이 울린다 축축한 갈색의 바닷가 모래 따라 나그네는 마을을 급히 발걸음 재촉하고 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어둠이 지붕과 담벽에 자리잡고 바다는, 바다는 어둠 속에 부르고 있다 작은 파도는 부드럽고 하얀 손으로 모래밭 발자국을 지워 버린다 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먼동이 트자 마굿간 말들은 마부의 소리 듣고 발 구르며 울러댄다 날은 다시 오는데, 바닷가에 나그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물결은 일고 물결은 잔다 * ERNESTO CORTAZAR - Autumn R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