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리꽃
장다리꽃 [박흥순] 불볕의 이맘때가 되면 죽교동 언덕배기 버섯 닮은 집 그 문간방 생각이 난다. 삼십 대 엄마는 양은그릇 장사 집을 떠나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외로운 섬이 되어 떠돌고. 머리에 산더미 같은 양은그릇을 이고. 땀 흐르는 등짝에는 삼 남매 눈빛이 흐르고. 당신의 아픔을 이고 지고 돌 때 . . . . . . 옥수수죽 먹기 싫다고 울며 보채며 엄마 찾는 누이들 달래는 나는 까까머리 땡볕은 탱탱해 터질 듯 하기만 한데 개구리 참외 무화과 몇 개 새콤달콤 물외국 앞에 두고 엄마 바라보며 파란 웃음 방안 가득 쏟아내던 죽교동 언덕배기 그때 생각이 난다.
현대시 - 애송 시
2022. 6. 8.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