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 빗자루
몽땅 빗자루 [운봉 정일영] 냅다 몽땅 빗자루로 거미줄을 털어내려다가 그만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처럼 멈추고 말았군요 물방울 하나하나마다 서녘 하늘이 다 담겨 있지요 가느다란 다리로 천 폭 노을을 툭툭 털어내려는 거미의 위세 경탄할만 하고 말구요 세상엔 얼마나 언뜻 보면 별것도 아닌 것들이 함부로 건들릴 수 없는 고요한 풍경을 걸러내는 것일까요 찬찬히 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 별것들 천지인가요 그나저나 빨래줄과 바지랑대 사이에 친 저 거미줄과 거미를 대체 어쩌죠.
현대시 - 애송 시
2022. 6. 1. 16:39
영토
영토 [변삼학] 천공(天工) 의 신이 한반도를 낳을 때 부터 그대 이곳에서 신비의 3쌍둥이 바위섬으로 탄생하셨습니다. 온갖 물새들의 노랫소리 궁번에서 동해를 지켜셨지요 처닞에 하나뿐인 독도 그대여 한반도 심장에 쇠말뚝 박던 왜군들 우리 가슴 도려내는 아픔 천둥 번개 휘몰아쳐 살범 찢기고 뜯기던 그 소리 들으며 수많은 풍상 겪어온 그대에게 느닷없이 라고? 허악! 하늘도 어처구니 없어 죄 없는 구름을 때립니다 만성 망령(妄靈)을 앓고 있는 그들 망언에 해심의 물결도 삼키지 못한 분노에 성난 용이 불을 뿜듯 시퍼런 화염을 토합니다 저의 가문 선조 옛 문서에도 간직한 삼봉도. 우산도. 자산도. 가지도는 지금의 독도. 그대는 우리의 영토이십니다.
현대시 - 애송 시
2022. 5. 31. 07:51